웬만하면 걸어 보세요
기아 크레도스/박귀동(컬러 코디네이터. 다음트렌드 컬러소재연구소장,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겸임교수)
다음트렌드컬러소재연구소 박귀동(49) 소장은 색채 설계를 하는 ‘컬러 코디네이터’ 1세대다. 자동차 신차의 컬러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일을 15년간 해왔고, 휴대전화, MP3, DMB폰 등의 색깔도 그의 눈과 손을 거친다. 중앙일보 조인스닷컴에 ‘박귀동의 자동차 이야기’도 연재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자동차 디자인연구소와 산학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미래지향적 복합차량의 내외장 컬러 및 신소재 개발’이라는 주제로 6개월간 학생들과 같이 진행했죠. 젊은이들의 취향과 관심도를 조사했는데 엊그제 서울랜드에서 발표한 보라색을 테마로 한 컬러‘카렌스’에 많이 반영되었어요. 이번에는 보라로 도장을 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주었죠. 이제는 과감하게 소비자들이 자신을 나타내는 시대라 그런가 봐요.”
디자인은 많이 알고 있지만 컬러 디자인이라고 하면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색을 빼면 디자인의 80%는 빈껍데기로 남을 만큼 컬러 디자인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그런 만큼 컬러 코디네이터도 새롭게 떠오르는 직종이다.
박 소장은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개발한 크레도스 1996년형을 아직도(?) 몰고 있다. 여성적인 부드러운 분위기로 당시 굿 디자인상을 받을 정도로 스타일이 빼어난 차다.
“진녹색인데 아직도 질리지 않아요. 당시는 그린 컬러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모두들 진녹색을 좋아했어요. 지금은 실버가 판을 치고 있지만…. 10년을 몰고 있는데 아직도 잔고장이 없어요. 특히 널찍한 실내가 맘에 들죠. 근데, 기름이 많이 들어가네요. 아직 10년은 더 타야 하는데…….”
10년을 타고도 앞으로 10년을 더 타겠다는 욕심(?)을 내는 그만의 알뜰 운전비법은 무엇일까. 의외로 기본적인 대답을 들려줬다.
“저는 되도록이면 차를 두고 다녀요. 건강을 위해서라도 걸어다는 것이 저의 알뜰운전 비법입니다. 기름값이 많이 들어 먼 거리나 가족여행이 아니면 두고 다니는 것이 노하우랍니다. 하하.”
평소에 차를 두고 다니는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유학 간 쌍둥이 딸과 아내와 넷이서 함께 한 자동차 여행. 캐나다 토론토에서 퀘벡까지 크라이슬러 중형차와 함께 한 여행이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넓은 길이지만 지도만 보고도 갈 수 있도록 안내가 잘 되어 있어요. 토론토를 지나서 퀘벡 시로 들어서자 안내판이 갑자기 프랑스어로 바뀌어 한참을 헤맸죠. 이 나라의 독특한 문화의 차이를 실감했다고나 할까요.”
5월쯤엔 제주도를 한 번 가고 싶다. 캐나다의 토론토처럼 시원하게 뚫린 길을 맛보고 싶어서다. 그의 드림카는 폭스바겐의 뉴 비틀이다. 정말 예쁘다.
“10년이 가도 변함없는 굿 디자인을 선호해요. 오늘 산 것이 내일이면 맘에 들지 않는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데 아내처럼 항상 옆에 있어도 즐거운 차가 좋아요.”
컬러 코디네이터로서의 그가 할 일은 정말 많다.
“우리나라의 건물이나 건축과 자동차가 어울리는 그런 컬러로 꾸며진 서울 시내가 될 때까지 컬러를 개발하고 싶고, 자동차 컬러 분야에서의 자문을 계속하고 싶고, 돈도 많이 벌고 싶고(하하하), 그리고 좋은 컬러도 많이 개발하고 싶어요.”
그의 꿈이 이루어져 10년을 타도 질리지 않는 품격있는 색깔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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